한국인의 소울푸드(?), 달달한 믹스커피.
식사 후 한잔 하면 소화가 더 잘 되는 듯한 개운함과 기분전환이 됩니다.
지친 몸으로 매일매일 출근하는 직장인들에겐, 커피로 수혈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믹스커피 한잔의 시간은 현대인의 일상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많은 한국인들이 오래전부터 마셔왔고, 특히 연세 있으신 분들이 더욱이 좋아하는 커피믹스,
언제부턴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막연한 인식이 생겨 섭취를 꺼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믹스커피는 건강에 나쁘다"라는 것은 건강 상식처럼 되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 업무보다 믹스커피부터 먼저 찾던 사람들이 왜 믹스커피와 거리를 두게 된 것일까요?
믹스커피가 건강에 해롭다고 여기는 이유
1. 커피프림
프림(프리마)하면 일단 포화지방산이 떠오르고, 포화지방산은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믹스커피 안에 들어있는 프림은 식물성 크림인 코코넛 오일입니다.
코코넛 오일은 포화지방의 일종인 중쇄지방산(MCT)을 주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MCT를 섭취하면 신체가 연소하는 칼로리 수가 증가해서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코코넛 오일의 지방성분은 50% 이상이 MCT이기 때문에 순수 MCT오일과 유사한 지방 연소 특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MCT오일은 알츠하이머병 초기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미국 국립과학연구소에서 발표한 바 있습니다.
코코넛 오일은 이런 성분들로 인해 다이어트나 변비뿐만이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증상 완화)의 관리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믹스커피에 함유된 코코넛 함량을 가지고 이런 효과까지 기대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유해하지는 않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흔히 포화지방산의 콜레스테롤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하지만, 기존 알고 있는 상식과는 달리 연구에 의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의 20%만이 식사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콜레스테롤을 줄이면 수치가 내려갈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섭취하는 양이 적더라도 신체가 필요한 경우 우리 몸 안의 간이 필요한 만큼의 콜레스테롤을 생산한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콜레스테롤의 섭취량은 실제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섭취하는 음식의 영향은 생각보다 적다고 합니다. 믹스커피 프림의 콜레스테롤 논란은 계란의 콜레스테롤 논란과 같다고 볼 수 있는데요, 계란도 믹스커피와 마찬가지로 콜레스테롤이 많다고 알려져 한 때 계란 먹는 것을 꺼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음식에 함유되어 있는 콜레스테롤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많이 올리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계란은 다시금 최고의 단백질 공급 식품으로서의 명예를 회복했습니다. 예전에는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의학계의 추세였는데 최근 들어서는 불포화지방이 좋지만 포화지방 섭취가 건강에 꼭 나쁜 건 아니다는 추세로 돌아섰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커피믹스에 들어있는 프림이 몸에 나쁘다고 하는 것은 매우 특이한 경우만을 가지고 판단하거나 상당히 부풀려진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2. 당분(설탕, 올리고당, 기타 당류)
믹스커피에 들어있는 당분이 혈당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실제 믹스커피에 들어있는 당류의 양은 약 6g 정도로 칼로리는 50kcal밖에 나가지 않습니다. 우리가 평소 마시는 우유 한잔(200ml)이 130kcal인 것과 비교해 볼 때 믹스커피의 칼로리는 생각만큼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스턴트커피 VS 원두커피
아메리카노, 카페라테에 사용하는 커피원두와,
커피믹스에 사용하는 인스턴트커피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인스턴트커피는 분무건조, 또는 동결건조 가공 방식으로 제조됩니다. 분무건조 방식은 커피 추출물을 뜨거운 공기에 분사하면서 건조하는 방식이고, 동결건조 방식은 커피 추출물을 냉동해서 작은 조각으로 자른 다음 낮은 온도에서 건조하는 방식입니다.
두 가지 방식 모두 커피의 품질이나 향미, 풍미를 보존합니다. 인스턴트커피는 가공전의 원두가 가지고 있는 건강상의 이점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커피원두에 비해서 인스턴트커피는 '카페인'의 함유량이 적습니다. 커피 추출물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카페인의 양이 줄어들게 되는데요, 카페인 섭취를 줄이려는 분들에게는 오히려 좋을 수도 있겠습니다.
반대로 원두보다 인스턴트커피에 더 많은 것은 '아크릴아마이드'라는 물질입니다. 커피원두를 로스팅할 때 생성되는 화합물로 다량의 아크릴아마이드는 신경계를 손상시키고 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인체에 유해한 성분입니다. 가공전의 원두보다 인스턴트커피에 많은 건 사실이지만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줄 정도의 양은 아니라고 합니다.
아크릴아마이드라는 것은 인스턴트커피뿐만이 아니라 커피원두에도 있는데, 원두를 로스팅하는 과정에서 많이 생성되며, 강배전(다크로스팅)으로 갈수록 더욱 많아집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단순히 믹스커피가 원두커피보다 무조건 건강에 좋지 않다는 판단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믹스커피 섭취, 대사증후군과의 관계
몇 년 전 국내에서 믹스커피 섭취와 대사증후군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있었는데 그 내용을 한번 살펴보면,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2013~2016년)에 참여한 성인남녀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커피 미섭취자, 블랙커피 섭취자, 믹스커피 섭취자를 분류해 대사증후군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블랙커피나 믹스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커피를 안 마시는 사람에 비해 대사증후군 관련 지표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대사증후군: 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고중성지방, 낮은 고밀도 콜레스테롤(HDL)중 3가지 이상이 동시에 발생하는 증상
특히 믹스커피를 즐기는 여성이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여성에 비해 고중성지방에 대한 위험도가 뚜렷이 낮아 막연히 믹스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고중성지방 수치가 높을 것이라는 인식과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또한 총 당류 권고 섭취량(총 에너지 섭취량의 10~20%) 이상으로 섭취하는 비율을 비교해 보니 믹스커피 섭취자, 블랙커피 섭취자, 미섭취자 사이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설탕과 프리마 등이 포함된 커피를 마신 그룹이 당분 섭취량이 더 높을 것이라는 사람들의 인식과 반대의 결과입니다. 결국 믹스커피로 인한 당류 섭취량보다는 평소의 식습관이 당류 권고 섭취량의 초과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이겠죠.
믹스커피를 조금은 건강하게 마시는 방법
믹스커피를 한잔 마시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블랙으로 마실 때보다 달달하게 마시면 카페인과 포도당이 만나 뇌의 특정 부분을 활성화하기 때문에 도파민 수치가 올라가서 만족감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식사 후에 믹스커피를 마시면 소화가 잘 된다는 어르신들이 있는데, 실제로 커피에 함유된 클로로겐산이 음식물을 소화시키는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식후에 마시는 달달한 커피는 혈당을 쭈욱 끌어올리는 부스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혈당을 조절해야 하시는 분은 식후 2시간 후에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식후에 바로 드시는 분들은 누룽지 커피를 드시면 좋습니다.
누룽지 커피 만드는 방법:
1. 누룽지를 뜨거운 물에 10분 정도 불려줍니다.
2. 믹스커피 한 봉지를 컵에 붓습니다.
3. 불린 누룽지를 아빠수저로 한 숟갈 넣어줍니다.
4. 뜨거운 물을 100~130ml 부어준 후 잘 섞이도록 저어줍니다.
누룽지에 다량 함유된 탄소는 면역력 강화와 유해성분을 해독시켜 주는 작용(숯의 기능인 해독과 정화작용처럼)을 하며 소화에 도움을 주는 탄수화물의 일종인 단당류가 함유되어 있어 소화불량과 위장의 기능을 개선해 줍니다.
그리고 믹스커피에는 카제인나트륨이 들어 있는데, 이 카제인나트륨은 기름기를 없애주는 유화제 역할을 해줍니다. 맵고 짠 음식을 먹은 다음 누룽지 커피를 마시면 누룽지의 탄소와 커피의 카제인나트륨이 만나서 소화를 돕습니다. 카제인나트륨은 우유의 단백질에서 추출해 만든 식품첨가물로서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식약청에서 1일 허용 섭취량을 정하지 않을 만큼 안전성이 확인된 물질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믹스커피를 많이, 자주 마셔도 된다는 건 아니겠죠. 건강이 우려된다고 해서 너무 마시고 싶은 믹스커피를 참아가며 억지로 쓰디쓴 아메리카노를 마실 필요까진 없다는 것입니다.
세계 유능한 바리스타들이 인정한 황금비율, 그 황금비율로 믹스커피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하루에 한두 잔의 양이라면 고민하지 마시고, 원두커피든 믹스커피든 그날의 기분 따라, 취향 따라 마시면 되겠습니다.
P.s. 커피믹스,
스푼 없다고 절대로 뜨거운 물에
포장봉지로 믹스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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