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만드는 글은 처음 써보네요.
요리초보지만 나름 자신 있게 만들 줄 아는 요리 몇 가지가 있는데요,
제육볶음, 뼈해장국, 떡볶이, 육포, 짬뽕라면 등이 있습니다.
그중에 가장 호불호 없이 남들도 다 맛있다고 호평일색이던 것이 제가 만든 육포입니다.
얼마 전 구정 연휴 때 육포를 만들어 식구끼리 먹고 이웃에게도 나눠줬는데,
이 번엔 처음 드려 본 이웃에게도 맛있다고 칭찬받았습니다.
(다음에 또 만들게 되면 고기재료 사 줄 테니 꼭 연락해 달라네요 ㅎㅎ)
그럼 이제 별 것 아닐만큼 정말 간단하지만,
나만의 레시피가 가미된, 초보도 실패할 수 없는 수제 육포 만드는 과정을 한번 공개해 보겠습니다.
먼저 필요한 재료는,
홍두깨살 육포용 2kg (두께는 8mm)
소갈비양념 500g
다진 마늘, 아빠수저로 2T 듬뿍
생강, 엄지손가락 한 뼘 크기
청양고추 6개 (취향에 맞게 조절)
후추
육포용 고기는 호주산 홍두깨살 부위로, 주로 '헬스꼬기'라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저렴한 건 잘 모르겠고 택배포장이 깔끔하고, 냉동이지만 신선해서 그런지 핏물 뺄 때 비린내도 적게 나는 편입니다.
무엇보다 좋은 건 걷지방과 근막을 깔끔히 제거해서 보내줍니다.
두께는 6mm, 8mm, 10mm 등을 취급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적당히 두툼한 식감에 식품건조기로 건조할 때도 용이한 8mm 두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6mm는 얇아서 건조시간이 빠르고 양념이 더 잘 베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 적당한 건조시간을 놓쳐버리면 너무 질겨질 수가 있으며, 반대로 10mm는 건조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겉과 속이 골고루 건조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건조온도를 낮추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개인적인 경험상의 의견이니 참고만 하세요.)
그다음 준비작업,
먼저 완전히 육포용 고기(2kg)를 깨끗한 물에 담가 핏물을 30분 정도 빼줍니다.
냉동상태의 고기를 물에 담가도 상관은 없지만 고기가 녹아야 핏물이 빠지므로 조금 더 시간을 둬야 합니다.
언 상태에서 서로 붙어있는 고기를 억지로 떼어내면 육포결이 안 좋게 나오니 녹아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도 해주세요.
핏물이 많이 나오면 중간중간 새 물로 교체해 줍니다.
30분이 되면 마지막으로 흐르는 물에 한번 더 씻어 줍니다.
교체한 물이 맑아질 때까지 핏물을 뺄 필요는 없습니다.
자세한 이유는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되움이 되겠습니다.
이제 고기에 양념이 잘 스며들 수 있도록 물기를 제거해야 하는데,
먼저 1차적으로 아래 사진처럼 고기를 돌돌 말아 두 손으로 쥐어 물기를 짜내어 줍니다.
고기가 찢어지거나 형태가 망가질 수 있으니 너무 힘주거나 비틀지 마시고 적당한 힘으로 가볍게 짜주세요.
그다음 2차로 키친타월이나 저처럼 깨끗하고 먼지가 안 나오는 도톰한 면타월을 이용해 손바닥으로 꾹꾹 눌러 남은 물기를 제거해 줍니다.
이제 양념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핏물을 빼는 동안 만들어두면 시간을 아낄 수 있겠죠?
메인 양념으로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백설이나 청정원 소갈비양념을 쓰는데 청정원이 조금 저렴하지만 개인적으로
백설 소갈비양념이 더 맛있게 느껴져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500g 소갈비양념(고기 1.7kg용)을 양념용기에 전부 부어줍니다.
병 안에 달라붙은 남은 양념도 아까우니 물을 조금만 넣고 흔들어 섞어준 후 양념용기에 부어줍니다.
다진 마늘과, 청양고추 생강 역시 잘게 다져서 넣어 줍니다.
후추는 그냥 적당히, 통후추의 경우 저는 10번 정도 돌려 갈아 넣어줍니다.
위 재료를 모두 넣어준 후 잘 섞어줍니다.
소갈비양념 자체에 후추와 마늘 등이 들어있지만 이렇게 따로 더 추가해 주면 풍미와 향미가 더 살아납니다.
물론 취향에 맞게 안 넣거나 양을 조절하셔도 좋습니다.
이제 물기를 제거한 육포용 고기를 양념소스에 투하,
골고루 빈틈없이 앞뒤 양면에 양념이 스며들도록 잘 섞어줍니다.
그다음, 냉장고에 넣었을 때 냄새가 새거나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랩핑을 해줍니다.
그냥 처음부터 뚜껑 있는 넓은 밀폐용기를 사용하시면 더 편하겠네요.
냉장고에 넣고 한나절 양념이 깊이 스며들도록 재어둡니다.
한나절도 반나절도, 양념 후 곧바로 건조해보기도 했는데, 8~10시간 이상 재어둔 후 건조했을 때가 가장 맛이 좋았고
특히 이렇게 해야 고추의 매운맛이 원하는 만큼 나와줍니다.
해진 저녘에 재어두고, 다음 날 아침에 되서 냉장고에서 꺼냈습니다.
고기가 양념을 쪼옥~ 모두 빨아드렸네요.
자 이제 잘 재어진 고기를 이쁘게 잘 펴서 식품건조기에 얹어주겠습니다.
필요하면 건조대 사이즈에 맞게 고기를 가위로 잘라서 맞춰줍니다.
빈틈 없이 너무 채우면 열기가 제대로 안통하니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육포를 얹은 건조대를 층층히 올려주고 식품건조기에 올려 건조를 시작합니다.
설정온도는 70도, 건조시간은 일단 10시간으로 해줬습니다.
보통 7~10시간 걸리는데, 그 날의 기온과 습도에 따라 건조시간에 차이가 있더군요.
건조 중간에 건조대 아랫층과 윗층을 순서대로 바꿔주며 고기를 한번 씩 뒤집어주면 종료 시점에 전체적으로 좀 더 균일하게 건조될 수 있습니다.
이번엔 8시간 정도 걸려 육포가 잘 건조되었습니다.
너무 먹음직스럽지 않나요? 거무튀튀한 이 색깔, 이게 리얼 육포(?)의 색깔 아니겠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붉은색의 육포는 가공식품으로 햄이나 베이컨과 같이 인체에 안 좋은 식품첨가제가 다량 함유되 있고
특히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붉은 착색과 방부효과가 있는 '아질산나트륨'은 거의 필수로 들어가죠.
수제육포를 드셔보면 확실히 차이점을 느끼는데 가공육포는 일단 매우 짭니다. 또한 질 좋은 고기의 풍미가 아닌, 미각이 예민한 사람들에겐 거북할 수 있는 인공적인 향과 맛이 나며 식감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좋아하고 자주 먹는 육포를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더 맛있게 육포를 먹고 싶어 직접 만들어 먹기시작한지 어언 10년... 솔직히 만들기 귀찮지만 이거 먹기 시작하면 가공육포 사먹기 정말 싫어진답니다.
전자레인지에 30초 돌려준 후 먹기 좋게 잘라준 육포입니다.
참고로 아래 사진처럼 가위로 고깃결의 반대 방향으로 잘라주면 씹을 때 이빨로 쉽게 끊어져 먹기가 편합니다.
보관은 요렇게 지퍼백으로 밀봉 후 냉장보관 하시면 되구요
한달 두달, 천천히 드실거면 냉동실에 보관하셔야 합니다. (방부제가 없기 때문에)
냉동실에 보관했던 육포를 꺼내 바로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면 겉만 타버리는 경우가 있으니
실온에서 녹인 후에 넣거나, 참기름 발라 약불로 후라이팬에 구워도 좋습니다.
간단레시피라고 해놓고 글이 너무 길었네요.
도움 되셨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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