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 지 20년이 된 시골집이 있습니다. 몇 달 전까지 이곳에서 살다가 지금은 일 때문에 도시에서 거의 매주 왔다 갔다 하면서 지내고 있는데요, 몇 해 전부터 집안의 거실을 걸어 다니다 보면 바닥의 몇몇 곳이 살짝 내려앉은 느낌이 들더니 어느 시점에 눈으로 확연히 보일만큼 단차가 생기고 장판이 눌려 울퉁불퉁해진 상태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장판을 일부 걷어내 확인해 보니 미장바닥 곳곳에 금이 가며 깨져있고 특히 더 심각한 쪽은 주방 싱크대 주변인데, 하루 일상 중 가장 빈번하게 밟고 다니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예전에 하수구 수리할 때 장판밑으로 물이 몇 번 들어가서 더욱 그런 건지 거북이 등짝처럼 금이 가고 깨진 덩어리가 잘게 부서져 하얗게 가루화되어 내부 온수용 엑셀파이프까지 노출이 돼버린 상태입니다.
미장바닥의 몰탈 수명이 다해 부식되고 있다고 판단되는데요, 이에 주변 동네분들(이런 일에 대해 경험 있는)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이런 상태의 바닥에 수평몰탈을 이용한 얇은 덧방은 99% 하자가 생길 것 같고 바닥을 모두 철거 후 재시공을 하자니 비용적인 면에서 부담이 큰 상황입니다.
집의 형태는 경량철골 구조의 조립식 주택인데요, 지은 지 20년이 지나면서 여기저기 수리 및 보수할 곳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 앞으로 5년 내에 집터를 팔고 이사를 가거나 아니면 철거를 하고 집을 새로 지을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요(지금은 돈이 없지만ㅠ) 아무튼, 이러저러한 운명을 가진 집에 큰 비용을 들이는 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 앞으로 몇 년 더 사는 동안 생활하는데 불편 없는 정도의 수준으로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직접 보수를 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글을 보시기 전 먼저 꼭 아셔야 할 것이, 지금 보여주는 작업방식은 크랙부위만 메우는 임시방편의 수준보다는 나은, 좀 더 지속적일 수 있는 정도이지 하자를 완벽히 해결하는 정석적인 방법은 절대 아닙니다!!
저는 단지 잘 몰라도, 혹여 잘 못되더라도 일단은 시도해 보는, 조금은 적극적인 초보일 뿐이며, 앞서 작년 7월에 먼저 보수작업을 한 두 곳이 있는데 지금까지도 바닥이 깨지는 문제없이 잘 유지되고 있어 이 번에도 같은 방법으로 보수를 하는 것입니다.
위 사진은 작년 7월에 작업한 곳. 보수하고 난 후의 사진을 찍지 않았는지 아무리 찾아봐도 없네요
장판을 덮고 본드 및 실리콘작업을 한 상태라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습니다.
먼저 부서진 돌과 돌가루를 적당한 도구를 이용해 바구니에 담아 모두 제거해 줍니다. 이런 일은 항상 본작업보다 청소, 보양작업 등의 밑작업이 더 힘들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더군요.
수작업으로 하기 힘든 부분은 공업용 청소기로 작업해 줍니다. 꼼꼼히 해줘야 하자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일반 가정용 청소기를 사용하면 망가질 수 있어요. 경험자임.
작업할 바닥면과 구몰탈 표면에 돌가루가 있으면 새 몰탈과의 접착력이 떨어집니다.
참고로 사용하고 있는 청소기는 보쉬 GAS 18V-10L 무선 청소기입니다. 10L 용량에 건식과 습식청소 모두 가능한 산업용 청소기입니다. 또한 각종 공구에 연결해 집진기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균열이 있지만 도구를 이용해도 쉽게 떨어지지 않고 더 이상 깨지지 않는 부분은 표면의 돌가루만 제거해 주고 그냥 뒀습니다. 청소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지만 구몰탈 표면을 붓으로 쓸어보니 돌가루가 계속 나와서 예전에 쓰고 남은 아덱스 멀티프라이머 660.V를 사용합니다. 이 제품을 작업할 바탕면에 발라주면 부실한 표면을 안정시켜 주고 방수기능이 있어 후에 들어갈 몰탈의 수분을 바탕면에서 흡수하지 않도록 막아줘 접착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넉넉히 구석구석 쳐발쳐발 해줍니다. 주변의 크랙부위도 몰탈로 메울 거니까 전부 발라줍니다.
새 몰탈과 접착될 면은 전부 발라줍니다. 바닥면도 발라주면 좋은데 남은 양이 모자랍니다. 두 번 발라줘야 좋은데 한 번밖에 못 발라줘 좀 찜찜하네요. 애초부터 완벽한 보수가 아닌, 양생 후 크랙이 또 발생하더라도 몇 년 사는 동안은 바닥을 걸어 다닐 때 불편 없는 수준을 목표로 하는 작업방식이라 부족한 면이 보이더라도 감안해서 봐주세요.
그럼 이제 프라이머가 마르는 동안 몰탈 믹싱작업(삽질)을 해보겠습니다.
예전에 사둔 그라우트(PW600)라고 하는 고유동 무수축 고강도 몰탈입니다. 유동성이 있어 수평몰탈처럼 자동으로 수평을 잡아주는 기능도 있습니다. 그냥 있어서 쓰는 거고 보통은 일반 미장몰탈을 씁니다.
에고.. 정말 어떤 작업이 든 간에 삽으로 하는 작업은 전부 다 힘드네요.
이렇게 해서 전부 4포대가 들어갔습니다. 정해진 물양을 잘 맞춰야 하자가 안 생긴다네요.
뭘 보냥..??
시멘트 분진 때문에 밖에서 작업 후 양동이째 들고 가자니 너무 무겁더군요. 다음 날 자고 일어나니 팔이 아니고 허벅지 안쪽 근육이 땅기더군요. 작업면에 천천히 들이붓습니다. 유동성이 있어 알아서 틈새를 찾아 퍼지면서 잘 들어가네요.
오전부터 작업을 시작했는데 어느새 오후 2시가 넘어 어머니께서 늦은 점심식사를 다 차려놨지만, 물과 배합하고 30분 후부터 경화반응이 시작된다고 하니 4포대를 쉬지 않고 반복작업했습니다.
난방호스를 충분히 덮어줄 만큼 채워주고 흙손으로 기포가 생기지 않도록 누르고 문질러가며 정리해 줍니다.
구몰탈과 만나는 면은 물에 살짝 적신 붓을 이용해 빈 공간이 없도록 메워주며 평탄하게 면정리를 해줍니다.
마무리를 하고 주변 청소 후 양생을 하기 위해 작업면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준 후 비닐포장재를 재활용해 덮어줬습니다. 양생기간 동안 미장된 바닥 표면에 최소 3일 이상 수분을 머금고 있어야 하며 직사광선과 바람으로부터 보호돼야 표면에 균열이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때문에 양생용도로 덮는 재료는 물을 흡수하는 재질을 쓰면 안 됩니다.
일단 현재 여기까지 진행한 상태이고요 글을 작성하는 오늘 기준으로 나흘이 지났습니다.
그럼 양생이 완료된 후 이어서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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