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의 주제는 DIY작업(?)이라고 해야 할까요?. 한 때 목공 작업에 재미를 느껴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우체통, 박스, 책장, 선반, 비닐하우스, 나무발판, 데크 등을 직접 만들어 보곤 했는데요, 지금은 흥미를 잃어 더 이상 하고 있지는 않지만 5~10년 전 만들던 물건들을 지금까지 사용해 오니 조금씩 낡거나 망가지기 시작해 이제 수리, 보수를 해야 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최근 1주일 전부터 보수작업 중인 물건이 있는데요, 10년 가까이 쓰고 있는 식탁입니다. 철제 각파이프 구성된 하부프레임에 상판은 미송 집성목으로 솜씨 좋은 동네분 도움을 받아 직접 만든,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저와 가족에게 꼭 필요하고 소중한, 그런 물건입니다.
2015년, 식탁을 만든 당시 도색작업 하기 전 모습
당시 상판 위에 하도 작업으로 여러 색상의 본덱스 수성 우드스테인을 조합해 칠해준 후 수성바니쉬로 상도마감을 했습니다. 수성바니쉬는 흔히 니스라고 하는 유성바니쉬와 달리 상대적으로 인체 유해물질이 덜 방출되는 친환경(?) 제품이라고 해서 실내용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요, 지난 경험으로 봤을 때 재기능(방수, 내구성, 목재보호, 청소 용이성 등)을 발휘하는 기준으로서의 수명이 2~3년 정도 되더군요.
그래서 지금까지 3차례 정도 바니쉬 재도장 작업을 해온 것 같은데요, 한 번은(2,3년 전 마지막 작업) 레너 천연 우드 바니쉬라는 고가의 제품을 칠해줬습니다. 시간이 흘러 언제부터인지 식탁 위에 물을 흘리면 코팅면 안으로 물이 새어 들어가는 건지 하얗게 뜨면서 청소할 때 행주, 물휴지 등으로 코팅표면을 마찰을 가하면 피부의 때처럼 코팅물질이 조금씩 말려서 떨어져 나오더군요.
식탁을 처음 만든 초기부터 중반까지는 노루 수성바니쉬, 본덱스 수성바니쉬 등 일반적인 중저가 제품을 사용했는데요, 2~3년 지나면 코팅탈락으로 들뜨긴 했지만 천연바니쉬처럼 때가 밀리는 현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식물성분의 재질이라 그런지 시간이 흘러 변질이 되어 물성에 변형이 온 것 아닐까 추측됩니다.
아무튼 그래서 이제 재코팅 작업을 시작하는데, 먼저 하자가 생긴 면은 물론 코팅면 전부를 사포로 벗겨내 제거하는 작업을 합니다. 모두 제거 후 스테인칠이 되어있는 하도면에도 사포질(400방 이상의 고운 사포)을 더 해줘 좀 더 빈티지스러운 느낌이 들도록 시도해 봤습니다.
여기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이제 바니쉬작업을 위해 창고에 있던 바니쉬를 찾아봤더니 빈통만 남았더군요. 여기는 시골이라 바니쉬를 새로 사려면 차를 타고 좀 멀리 나가야 하고, 또 나간다고 해서 원하는 바니쉬를 취급하는 곳이 있을까(지금껏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했던지라) 고민하던 중 예전에 욕실용 발판에 썼던 본덱스 요트용 바니쉬가 생각나 일단 꺼내봤습니다.
이겁니다. 니스라고도 하죠. 예전에는 건강염려증이라고 해야 하나?, 조금은 유난스러울 정도로 이런 제품은 배제하며, 특히 실내에서 사용하는 물건에는 소위 친환경이라고 하는 제품만 찾아 사용해 왔습니다.
유성바니쉬가 수성바니쉬에 비해 유해성분이 많은 건 사실이며 작업 과정에 냄새도 많이 나지만, 이후 건조과정에서 휘발성 유해성분은 거의 빠져나가고 건조가 완료된 후에도 한동안 미세하게 방출은 되겠지만 건강에 우려될 만한 문제가 없을 만큼 방출량은 현저히 낮아진다고 합니다.
또한 칠한 후 하루, 이틀만 지나면 사용할 때 음식물이나 식기가 코팅면에 직접 닿더라도 코팅물질이 묻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완전히 건조될 때까지 초기에는 환기를 자주 해줘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일반 가정집이나 사무실에서 사용하고 있는 MDF로 만든 가구와 수납장들에서 내뿜는 접착제 성분인 포름알데히드가 인체에 더 해로울 지도 모르겠습니다. 새집증후군이라고 하죠.
아무튼 이런 이유도 있지만, 10년간 이런저런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보며 제품마다의 장단점을 경험하다 보니 생각이 좀 바뀌게 된 거죠.
본덱스에서 나온 요트바니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방수에 특화된 제품인데요 내구성, 내수성, 내후성이 탁월하며 염분에 의한 변형 방지 기능이 있는 알키드 수지 기반의 성분으로 만든 제품입니다.
※ 알키드 수지: 도료에 사용되는 수지 중 하나로 지방산, 다가알코올, 다염기산의 에스터화 반응으로 생성된다. 지방산이 첨가된다는 점에서 폴리에스터 수지와 구분된다.
본 제품을 이미 욕실용 나무발판에도 사용을 해봤는데요, 친환경(?)적이진 않지만 수성바니쉬보다 여러 면에서 우월한 장점이 있는, 특히 수명에 직결되는 내구성을 기대하며 식탁에도 사용을 해보겠습니다.
수성바니쉬보다 점도가 높아 붓칠이 뻑뻑해 고루고루 얇고 평활하게 바르기가 수월치 않네요. 몇 개월 전 사용 후 뚜껑을 잘 닫았지만 점도가 그때보다 더 높아진 것 같아요. 유성바니쉬에 사용할 수 있는 미네랄 스피릿이라는 희석제가 있다고 하는데 당장은 없고, 시간이 없고 마음도 급하니 그냥 합니다.
코팅 작업을 끝내고 1주일 후인 10월 14일, 충분히 건조가 된 상태에서 1차 코팅 작업 시 붓자국이나 눈물자국 등으로 살짝 올라온 부분은 고운 사포를 이용해 평활도를 다시 잡아주고(깜빡하고 이 부분은 사진을 못 찍었네요) 물걸레로 닦아준 후 2차 코팅작업을 해줬습니다.
그리고 2주 후..
건조되고 나니 냄새도 거의 없고(식탁 위에 뜨거운 용기를 놓으면 아직 살짝 나긴 함) 번들번들했던 광이 좀 죽긴 했지만... 예전에는 반광, 무광, 계란광 등의 바니쉬만 사용해 와서 그런지 적응이 안 되네요. 번들거리는 게 좀 촌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도 색다른 분위기에 깨끗한 느낌도 있어 나쁘진 않습니다.
한번 더 해서 총 3번 발라줄 계획이었는데, 이 정도면 충분한 두께로 코팅이 된 것 같고 식탁을 계속 못쓰는 동안 너무 불편해 여기까지만 하고 한 달 정도 지난 후 완전히 건조되면 1000방 이상의 고운 사포로 면정리 한번 더 해줘야겠습니다.
식사 후 행주질이 매우 편하군요. 오래 사용할 수 있길 기대하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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