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텃밭도 제대로 못 가꾸는 초짜농부(?)인 필자가 비닐하우스 셀프시공에 도전해봤습니다.
직접 만든 작업물 중에 가장 오래 시간이 걸렸는데요, 그 과정들을 사진과 함께 기록해보겠습니다
주로 씨고구마를 파종하고, 한편에는 농자재를 보관하던 비닐하우스가 있었는데, 어느 날 이 비닐하우스가 설치된 부지의 땅소유 문제로 인해 갑작스럽게 해체를 하게 됐습니다. 다른 건 둘째 치고, 관리기와 관련 농기구 및 농자재 등을 마땅히 보관할 곳이 없어 다른 자리에 새로이 비닐하우스를 설치해야 할 상황에 놓였습니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작물 재배용이 아닌 농막형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보기로 했는데요, 제작비용을 최대한 아껴보기 위해 해체하고 난 비닐하우스 파이프와 동네 지인분들로부터 얻은 중고 파이프를 일부를 재활용해 본인이 직접 지어보기로 했습니다.
집 앞 밭의 일부에 하우스가 들어설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빨간 선이 하우스가 들어설 위치로, 먼저 주변 부지보다 높게 흙을 돋우고 바닥을 평평하게 고르는 작업을 합니다.
굴착기를 불렀으면 좋았겠지만, 돈 아끼자고 약 12M x 7M의 면적에 30mm 높이를 오직 삽질과 수레로 몇 날 며칠을 퍼 날르며 완성했습니다. 지금 또 하라면 절대 안 합니다. 못할 짓입니다. 바닥다짐은 농사용 관리기를 이리저리 굴려 적당히 다졌습니다.
바닥의 기초작업을 모두 마친 후, 비닐하우스의 전체 둘레가 직사각형이 되도록 네 모서리가 될 위치의 직각을 최대한 정확히 잡기 위해 피타고라스의 정리(a²+b²=c²) 공식을 활용해 봤습니다. 학생 시절 배웠던 수학공식을 실제 삶에서 써본 건 난생처음이네요.
직각이 나오는 위치에 파이프를 꽂고 레이저 레벨기를 이용하여 네 변에 고추끈을 둘러 수평 높이를 잡아줬습니다.
제작할 비닐하우스의 사이즈는 10M x 5.5M x 2.8M(높이)입니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중고파이프를 재활용을 하는데 난제가 생겼습니다. 비닐하우스의 서까래가 되는 벤딩(절곡)된 파이프들의 라운딩 지름과 길이가 통일되지 않고 서로 제각각인 상태입니다.
궁리를 하다 위 사진의 방법을 생각해 냈는데요, 계획했던 하우스의 폭과 높이에 맞게 손으로 직접 파이프를 휘어가며 모양을 잡고 바닥에 철근을 박아 모양을 유지하도록 고정해 줬습니다.
절곡 된 각도나 라운딩 지름이 너무 차이가 나서 모양을 맞추기 어려운 경우는 그 부분을 잘라내고 '파이프연결봉'이라는 부속을 이용해 연결해 줬습니다.
땅속에 묻혀있던 파이프 끝부분은 녹이 슬어 절단을 했고, 줄어든 길이만큼 인발파이프(땅에 고정되는 기둥파이프)로 연장해줄 계획입니다.
모양과 사이즈를 맞춘 벤딩파이프 하나를 시험 삼아 맨 끝에 세워봤습니다. 그럭저럭 모양이 잘 잡힌 것 같습니다.
다음 단계를 위해 필요한 파이프와 자재를 구매해 직접 운반해 왔습니다. 참고로 파란색의 부속은 '비닐하우스 패드'라고 하며 파이프 골조에 씌우는 비닐을 고정해 주는 역할을 하며 부식방지를 위한 아연도금이 돼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파이프 골조작업을 할 단계입니다.
앞서 제각각인 벤딩파이프의 모양과 사이즈를 맞출 당시, 녹이 슨 끝부분을 모두 잘라냈었는데요, 잘라낸 길이를 보전하여 설계한 대로 천장의 높이(2.8M)를 맞추는 한편, 하우스 양 측면의 벽이 직각으로 올라가는 높이를 연장(벽 쪽으로 선반이나 긴 물건 등을 놓을 때 용이하도록)시키기 위해 인발파이프 설치 작업을 했습니다.
구매해 온 직선의 파이프를 80cm로 절단하여 지면으로부터 노출되는 파이프의 높이가 50cm가 되도록 해줬는데, 직각과 수평을 잡은 고추끈을 기준하여 이를 60cm~70cm 간격으로 나란히 박아(땅속으로 최소 20cm 이상 삽입돼야 안전함) 고정했습니다.
그다음, 벤딩파이프를 연결하기 위해 설치된 인발파이프의 상단에 '파이프연결봉'을 끼워 넣고 직결피스로 고정했습니다.
천장의 서까래를 십자로 가로지르는 직선파이프(가로대 파이프)를 조리개로 연결해 주면서 비뚤비뚤한 라운딩을 최대한 잡아주며 벤딩파이프간의 간격도 일정하게 되도록 보정해줬습니다.
측면 허리 부분도 가로대 파이프를 연결해 줍니다. 지면 바닥에 있는 직사각형의 파이프 구조물은 문짝이 될 예정입니다.
파이프 조리개: 파이프와 파이프를 연결 및 고정하는 부속입니다.
우측 사진처럼 지면 바닥에도 가로대 파이프를 연결해 줬습니다. 이 부분은 생략하는 경우도 있나 본데, 구조적인 안정성을 위해 이 부분도 설치해 주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자투리 파이프로 만든 문짝틀도 경첩을 달아 설치했으며, 하우스 골조 측면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브레싱 파이프도 설치해줬습니다. 브레싱은 뒤틀림 방지 역할을 하는데, 하우스 길이가 20M 이하인 경우는 생략해도 된다고 하지만 저는 그냥 해줬습니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 두 파트로 나누겠습니다.
Part.1 끝, Part.2에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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