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만년초보의 자급자족 텃밭농사 준비 작업기

10여 년 전부터 매년 작은 텃밭을 가꿔왔습니다. 주로 고추, 호박, 방울토마토, 오이, 상추, 피망, 옥수수 등을 심었는데요, 워낙 작은 규모이기에 비싼 농약을 사면 1/4도 못 쓰고 유통기한이 지나 버리게 되어 몇 해전부터 약을 쓰지 않아 반은 병충해로 버리고 남은 반만 수확하는 수준입니다. 

 

취급하는 작물 중에 어머니께서 특히 좋아하시는 옥수수를 올해는 많이 심어 보기 위해 집 주변의 몇 년째 놀던 밭을 경작하기로 했습니다.  

 

 

잡초로 무성했던 왕년의 텃밭, 매 해 몇 번씩 이렇게 예초기로 이렇게 정리만 해줬습니다. 거의 5~6년 만에 농사를 재개하게 된 건데 휴경을 하면 지력이 살아난다고 하니 올해는 큰 병충해 없이 농사가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하우스 외벽의 경사면에는 덩굴식물인 호박이나 참외를 심었는데요, 여기는 농사용 관리기로 작업을 할 수가 없어 삽으로 구덩이를 파내고 퇴비를 넣어줍니다.

 

 

작년에 퇴비를 주지 않아 올해는 듬뿍 넣었습니다. 복합비료도 조금씩 뿌려줬습니다. 작업한 시기는 3월 중순이며 작년에 받은 완숙 퇴비라 냄새가 전혀 없어 며칠 건조한 후 다시 흙으로 덮어줬습니다. 일반적인 모종은 4월 말부터 5월 사이에 심게 됩니다.

 

 

자 이제 몇 해 경작을 하지 않아 굳은 땅을 관리기로 먼저 로터리작업(뭉친 흙을 잘게 부숴주는 작업)을 합... 이런,,, 관리기 연료(휘발유)가 부족해 차량으로 왕복 40분 걸려 주유소에서 휘발유 한통 사 왔습니다.

 

 

다시 작업개시. 점토질의 토양인 데다 오랜 휴경으로 흙이 너무 굳어져서 그런지 로터리날이 조금만 깊게 들어가면 관리기 엔진에 부하가 걸리며 시동이 멈추려 해서 날이 얇게 들어가도록 앞바퀴 높이를 조절해 줬습니다. 이렇게 로터리작업을 세 차례 반복했습니다.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어쩔 수가 없죠.

 

 

옆에 밭도 갈아줬는데요, 여기 두 곳은 필자가 쓸 밭은 아니고 이웃집이 경작할 밭인데 연로하신 데다 밭을 갈 사람이 없어 내 밭 가는 김에 같이 해줬습니다. 필자의 서툰 텃밭 농사에 이것저것 알려주며 조언 주시는 농사 고수이신데 매해마다 직접 재배한 양파, 쪽파, 배추 등등 아낌 없이 나눠주시는 너무 고마운 분입니다.

 

 

필자가 농사지을 밭은 요기, 비닐하우스 문 앞쪽입니다.

로터리 친 후 퇴비를 뿌리고 구굴작업으로 고랑까지 낸 사진입니다. 

 

 

이웃집 밭도 구굴작업 완료.

 

관리기는 동네 지인에게서 빌린 것으로, 흙을 털어내는 등 간단한 청소 후 빌리기 전의 상태로 돌려놓기 위해 마지막으로 작업한 구굴날을 떼어내고 다시 로터리날로 교체를 해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언급할 부분이 있는데 필자 같은 초보들이 헷갈리는 경우가 날의 설치 방향입니다. 관리기날은 좌우 방향이 있어 이에 맞게 설치를 해줘야 하는데요, 좌우의 기준은 관리기의 운전핸들이 위 사진처럼 위치해 있을 때  바라본 방향이 되겠습니다.

 

 

8개의 날이 달린 로터리날인데요 중심에 보통 이렇게 좌, 우 글자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관리기작업을 모두 완료하고 6개월 이상 장기간 사용하지 않게 된다면 연료탱크에 남은 연료(휘발유)를 비우고 시동을 걸어 내부에 남은 연료를 모두 태운 후 보관에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남은 휘발유는 시간이 지나면 산화 및 변질되어 연료가 닿는 내부의 부품을 고착시켜 시동이 안 걸리거나 이런 연료를 태우면 엔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등 고장의 원인이 됩니다.  혹시나 남은 휘발유는 일반 플라스틱 등유통에 보관하면 절대 안 되며 휘발유 전용통에 보관해야 합니다. 일반 등유통에 휘발유가 들어가면 용기 내벽을 녹여 변질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며칠 지나 비가 오고, 그친 다음 날 멀칭 비닐을 씌워줬습니다.

 

 

이 동네에도 고라니가 많아 이웃집은 노루망도 설치했네요.

 

 

밭고랑에는 잡초방지를 위해 농사용 부직포를 깔았습니다.

 

 

밭길을 편히 다닐 수 있게 멍석도 깔아줬습니다. 

 

3월 농사준비는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고요, 남은 3월이 다 가기 전 옥수수 씨앗을 심었는데 최근에 싹이 올라왔습니다. 상추도 같은 시기 파종을 해 집안에서 키웠는데요, 다음 글에서는 마당 한편에 작은 울타리텃밭을 만들어 파종한 상추를 이식하는 과정을 소개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