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탐방/강화도 / / 2024. 5. 3. 02:08

[강화도 탐방] 강화나들길 2코스~덕진진~경고비~덕진돈대

햇살 좋은 4월 중순 어느 날, 날씨가 너무 좋아 갑작스럽게 봄산책을 나왔습니다. 이날 간 곳은 강화도로 나들이 오시는 분들께 지역민으로서 추천해주고 싶을 만큼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산책길 중 한 곳이기도 합니다.

 

거주하는 곳에서 차량으로 10분 남짓 달려 도착한 곳은 강화군 불은면의 덕진교 주변입니다. 도로 맞은편 돌담길 옆으로 산책로가 있는데, 강화나들길 2코스에 속해있는 구간으로 강화도 문화유적지인 덕진진으로 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빨간색의 굵은 선이 강화나들길 2코스로 초지대교가 멀리 보이는 해안 둘레길 구간입니다.

 

 

산책길 초입으로 들어섰습니다. 여기 강화도는 보통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의 개화시기가 내륙보다 늦은 4월 초부터 시작됩니다. 참고로 좌측 돌담 너머의 공간은 사유지라 관계자 외 출입이 금지랍니다.

 

벚꽃도 이제 막 피기 시작했습니다.

 

 

오후 1시경의 썰물 시간이라 갯벌이 드러나 있습니다. 

 

 

좌측의 사유지 숲 풍경.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조경관리가 정말 잘 돼있어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조금 더 걸어가다 보면 나오는 두 개의 바위 사이로 시선(사진의 화살표)을 돌리면,

 

 

예쁜 돌담과 고풍스러운 한옥대문이 나옵니다.

 

 

이곳 또한 사유지로 보여 대문 너머 안으로 들어가 보진 못했습니다. 몇 년 전에 왔을 때는 대문의 나무가 붉은색이었는데 그새 바랜 것 같네요.

 

 

계속 걸어가다 보면 이렇게 갯벌과 맞닿은 길이 나와요.

 

 

우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멀리 초지대교가 보입니다.

 

 

여유롭게 경치 구경하며 걷기 시작한 지 15분 남짓, 덕진진으로 올라가는 침목계단이 나옵니다.

 

 

계단을 모두 올라서면 가장 먼저 덕진돈대의 옹벽 한편이 눈앞에 드러납니다.

 

 

덕진돈대를 살표 보기 전 먼저 돈대 옹벽의 둘레를 돌아 경고비가 있는 방향으로 가보겠습니다.

 

 

덕진진 경고비(警告碑)입니다.  조선의 고종 4년(1867) 흥선 대원군의 명으로 강화 덕진첨사가 건립한 것으로 개화기에 외국선박의 출입을 통제하겠다는 척화의 의지를 담고 있는 비입니다. 크기는 147cm, 너비 54.5cm 두께 28cm로 정면에는 "해문방수타국선신물과(海門防守他國船愼勿過)"라고 각인되어 있습니다.

 

 

강화군 향토유적 제9호로 지정돼 있는데, 비석의 의미를 생각하면 뭔가 좀 소박한 느낌입니다.

 

 

덕진돈대,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돈대(墩臺)는 성곽 시설의 하나로 평지에 있는 성에서는 보통 가장 높은 평지에 높게 축조했으며, 해안에 있는 성에서는 적들이 침입하기 쉬운 요충지에 주로 설치했다. 외부는 성곽으로 축조되어 있으나 보통 내부에는 군사 시설이 들어서서 포를 쏘거나 사방을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참조: 위키백과)

 

 

덕진돈대는 덕진진에 소속된 2개의 돈대 중 하나로 북쪽의 광성보와 남쪽의 초지진 중간에 위치하여 강화수로의 가장 중요한 요새지이기도 합니다. 신미양요(1871) 당시 미국함대와 48시간 동안 치열한 포격전을 전개하였는데 이때 파괴되었던 것을 1977년 복원하였습니다.

 

 

돈대 위로 올라서면 여기서도 멀리 초지대교가 보입니다.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처음 생각난 건 "여기다 텐트 치고 캠핑하기 딱 좋겠네"였습니다.

 

 

먼 과거 비극의 현장이었지만 지금은 관리가 잘된 아늑하고 경치 좋은 작은 초원의 느낌입니다.

 

 

덕진돈대를 나와 이어지는 길을 따라 계속 가보겠습니다.

 

 

덕진진에 소속된 남장포대(南障砲台)입니다. 강화의 8개 포대중 하나로 대포 10문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고정 8년(1871), 신미양요 때 덕진돈대와 함께 미국 아세아함대와 맹렬히 포격전을 전개하였던 곳입니다. 성첩과 시설물은 이때 모두 파괴되었으나 지금의 모습은 1977년 다시 복원한 것이라고 합니다.

 

 

자연적인 지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해상에서는 적에게 보이지 않는 반월형의 천연요새를 이루어 마치 중국의 손자병법을 재현한 전략을 연상하게 한다고 합니다. 포좌(砲座) 15문이 설치되었다가 파괴된 것을 1977년에 다시 복원하면서 조선시대 홍이포(紅夷砲)를 만들어 설치하였습니다.

 

 

남장포대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녹음이 우거진 공원 쉼터와 매점이 있습니다.

 

 

쉼터를 지나 덕진진의 성곽과 성문인 공조루 건물이 보입니다.

 

 

덕진진은 조선 시대 강화 해협을 지키는 요충지로 원래는 수영(조선시대 수군절도사가 있던 군영)에 속한 진으로 덕진돈대, 남장포대 등이 모두 덕진진에 소속되어 있었으며 돈대와 포대는 조선 숙종 5년(1679)에 설치했습니다. 19세기 후반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등 외세에 맞서 싸운 장소이며, 신미양요 때 초지진에 상륙한 미국 해병대에 의하여 점령을 당한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때 덕진진은 파괴되어 무지개 모양의 홍예문만 남아 있었으나 1977년 동대와 성곽을 보수하고 덕진진의 성문인 공조루를 복원했다고 합니다.

 

 

공조루 홍예문

공조루 건물 내부는 현재 출입을 금지하고 있어서 예전에 찍어둔 내부 사진을 몇장 올려보겠습니다.

 

 

공조루 앞쪽으로 매표소(현재 덕진진은 무료입장)와 주차장이 있는 덕진진 문화유적지의 정문이 보입니다. 이렇게 나들길 코스로 덕진진에 진입하면 정문으로 입장했을 경우와 반대 순서로 유적지 관람을 하게 되는 색다른(?) 재미도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산책길의 작은 여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약 1시간 정도 걸렸는데요, 가벼운 운동으로써도 매우 적당한 거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4~5월에 가면 더더욱 좋은, 경치 좋고 걷기도 편한 강화도 산책로 소개를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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