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분기 추천애니 첫번째 ~ 던전밥 (2024) ~

애니메이션을 무척 좋아하기는 하지만 덕후까지는 아니라 매 분기마다 수십 편에 달하는 작품을 모두 챙겨 볼 시간도 없음은 물론 장르적인 취향이 극명해서 백합, BL, 순정물, 메카닉물(특히 변신로봇) 등은 거의 피하는 수준입니다. 그래도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좋은 작품을 놓치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첫인상이 마음에 안 든다 해도 일단 "1편은 보고 나서 판단하자"라는 나름의 현명한(?) 방식을 고수하며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데요,

 

2024년 1월부터 방영되고 있는 1분기 애니작품들의 이야기가 중반을 지나 이제 후반부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1편에서 바로 접거나 중도하차한 작품들을 뒤로하고, 현재까지도 필자에게 탈락당하지 않은 영광의 작품들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 몇 편을 소개해보겠으며, 그중 첫 번째로 소개할 작품은 '던전밥 (2024)'입니다.

 

 

 

 

 

던전밥 (Delicious in Dungeon, Dungeon Meshi, 2024)

 

원제: ダンジョン飯
원작: 쿠이 료코
제작사: Trigger
장르: 요리, 판타지
총 화수: 24

 

만화 원작의 작품으로 도쿄 MX, AT-X에서 방영 중이며 넷플릭스로 한국에서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제목만 보고는 2023년 1분기 작품 '터무니없는 스킬로 이세계 방랑밥'같은 그렇고 그런 이세계 전생 먹방 스토리겠거니 했는데, 막상 1편을 보고 나니 전혀 다른 성격의 작품이었습니다.

 

라노벨 원작의 양산형(?)스러운 이세계 판타지물들의 전형적인 작화스타일과는 달리 동글동글하면서도 깔끔한 그림체와 세계관 면에서는 판타지게임의 레벨, 능력치, 상태창 같은 요소는 없고, 마치 80~90년대 RPG게임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해보면...

함정에 빠져 식량을 잃은 라이오스 일행은 며칠 굶은 상태로 지하 미궁에 있는 레드 드래곤과 무리하게 싸우다가 패배하고 전멸 직전, 라이오스의 여동생 파린은 드래곤에 잡아먹히는 와중에 마지막 마법으로 남은 일행들을 탈출시킵니다. 파린이 드래곤의 몸속에서 소화되기 전에 구조하기 위해 라이오스, 마르실(하프엘프), 질책(하프풋), 3명의 일행은 제반 경비가 부족한 상태로 미궁 속으로 다시 들어가게 되며,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센시(드워프)라는 마물요리 연구자(?)와 같이 미궁 속을 탐험하며 만나는 마물들을 식재료로 다양한 요리를 하며 자급자족하는 이야기입니다.

 

 

던전밥 만화책 단행본 커버

 

원작에 충실한 흥미로운 세계관과 작품의 완성도

 

만화책 원작답게 탄탄한 스토리 구성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미궁 내 생태계와 먹이 사슬, 일행의 재정 문제에 따른 상황, 마물의 겉모습만이 아닌 생태적인 특성을 부여하고 그에 따른 공략법과 자세한 조리법, 영향적인 요소까지 다루는 세밀한 설정으로 논리적이고 현실스런 판타지 세계관을 표현합니다. 동전벌레, 맨드레이크(뽑을 때 비명을 지르는 뿌리채소)등 독특한 마물이 등장해 신선한 재미를 주기도 하며 던전 깊은 곳에서 만나는 마물들을 잡아 요리하는 옴니버스 구성의 개그만화 느낌이지만, 점차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여러 인물이 등장하고, 또 그들과 얽히게 되면서 요리는 부차적인 소재로 밀리고 던전의 저주를 파헤쳐나가는 진지한 내용으로 변해가는데, 그렇다고 개그적인 요소까지 버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수준있는 퀄리티의 작화와 연출, 특별히 잔인하거나 선정적인 장면이 없으며(지금까지는), 비이성적으로 뇌절을 유발하는 캐릭터도 없는, 전체적으로 유쾌한 분위기의 작품으로 매주 볼 때마다 즐거운 기분과 힐링(특히 먹을 때)을 주는 애니메이션입니다. 만화책을 보지 않은 필자도 충분히 이해하고 즐길 수 있을만큼 원작에 충실해, 원작만화의 팬들에게도 호평을 받는 꽤나 완성도 있는 작품입니다.

 

 

 

 

2024년 1분기 애니 자막 제작 블로그 (요일별)

 

던전밥 ED - Party!! (녹황색사회)